반딧불이 반딧불이 / 주응규 해 저문 외진 강여울에 시름의 허물을 벗어 둔 고단한 근심가지는 은하수에 흐르고 아스라이 멀어진 날들은 달빛에 편편이 바스러져 별빛으로 깜박인다 으스름달에 초조로이 잠긴 산자락 기슭 묘지를 지나 동구 밖 길섶에 다다라 먹빛 가슴 올올이 풀어헤쳐 해 묵혀 .. 스토리 2019.08.16
비가오면 비가 오면 / 이상희 비가 오면 온몸을 흔드는 나무가 있고 아, 아, 소리치는 나무가 있고 이파리마다 빗방울을 퉁기는 나무가 있고 다른 나무가 퉁긴 빗방울에 비로소 젖는 나무가 있고 비가 오면 매처럼 맞는 나무가 있고 죄를 씻는 나무가 있고 그저 우산으로 가리고 마는 사람이 있고. 스토리 2019.08.14
그대 그리워지는 날에는 그대 그리워지는 날에는 오늘 나는 그대가 그립습니다. 함께 있지 못해서 그래서 나는 그대와함께 보낼 멋진 날들을 기다리며 오늘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대의미소가 그립습니다. 그미소는 그대가 나를 사랑한다는 미묘하지만 숨길 수 없는 표현인 줄 나는 알고 있습니다. 말은 안해도 .. 스토리 2019.08.13
8 월의 시 8월의 시 ...오세영 8월은 오르는 길을 멈추고 한번쯤 돌아가는 길을 생각하게 만드는 달이다.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인생이란 가는 것이 또한 오는 것 풀섶에 산나리, 초꽃이 한창인데 세상은 온통 초록으로 법석이는데 8월은 정상에 오르기 전 한번.. 스토리 2019.08.12
내 안에 그대가... 내 안에 그대가 있습니다 / 박옥화 내 안에 그대가 있습니다 마음이 울적할 때 위로해 주고 보듬어 주는 그대가 내 안에 있어 웃을 수 있고 행복합니다 그대를 생각하며 커피를 마실 때나 음악을 들을 때 더 흥겹고 콧 노래가 절로 납니다 그대가 있어 나 오늘도 행복합니다 스토리 2019.08.09
가난한 벗에게 가난한벗에게 / 박재희 비슬산 아래 허름한 토방 하나 엮어 놓으면 그대 놀러오소 솔바람이랑, 풀벌레 소리랑, 억새풀이랑…… 오솔길 따라 말동무하고 오소 빈 손이라도 좋으니 내가 쓸쓸하지 않도록 저녁노을도 한 마당 데리고 오소 처마엔 초승달 따다 걸어두고 잘 익은 밀주 한 통 준.. 스토리 2019.08.07
세월은 세월은 / 조병화 세월은 떠나가면서 기쁨보다는 슬픔을 더 많이 남기고 갑니다 봄 여름이 지나가면서 가을을 남기고 가듯이 가을이 지나가면서 겨울을 남기고 가듯이 만남이 지나가면서 이별을 남기고 가듯이 사랑이 지나가면서 그리움을 남기고 가듯이 아, 세월 지나가면서 내 가슴에 .. 스토리 2019.08.06
나무 이야기 나무 이야기 향기 이정순 초록이 물든 나무가 미소로 아침 인사를 나누며 수런거리는 소리 들리고 반짝 미끄럼을 타는 아침 이슬들이 방글방글 해님을 맞아 손을 내밀어 악수를 하는 풍경이 아름다운 곳 그냥 바라만 봐도 싱그럽고 행복한 날이어서 한포기 나무가 되고 싶어라 저 나무도.. 스토리 2019.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