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스크랩]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가

한아름 (40대공주~~) 2019. 1. 3. 11:28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가 / 박이화 꽃 지고 나면 그 후는 그늘이 꽃이다 마이크도 없이 핏대 세워 열창했던 봄날도 가고 그 앵콜 없는 봄날 따라 꽃 지고 나면 저 나무의 18번은 이제 그늘이다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가 한 시절 목청 터져라 불러재꼈던 흘러간 노래처럼 꽃 지고 난 그 후 술 취한 듯 바람 등진 채 비틀거리며 휘청거리며 부르는 저 뜨거운 나무의 절창 그래서 저 그늘 한평생 나무를 떠나지 못하는 거다 그늘만큼 꼭 그 젖은 얼룩만큼 나무는 푸르른 거다 설령 사랑도 꽃도 한 점 그늘 없이 피었다 그늘 없이 진다 해도 누군가 들었다 떠난 퀭한 자리마다 핑그르 눈물처럼 차오르는 그늘 꽃지고 난 그후는 모든 그늘이 꽃이다 마스카라 시커멓게 번진 검은 눈물꽃이다

 


출처 : 기독여성하나회
글쓴이 : 예랑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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