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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정재찬] 그대를 듣는다

한아름 (40대공주~~) 2018. 9. 30. 09:06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정재찬 어게인

아빠가 몇 년 전에 정말 재미있게 읽은 시() 에세이가 하나 있어.

한양대 정재찬 교수가 쓴 <시를 잊은 그대에게>란 책이었어.

그 책은 정재찬 교수님이 대학에서 강의한 내용을 보강한 책이었어.

시와 시인들의 숨겨진 재미있는 이야기들..

그리고 좋은 시를 알려주었고,

아빠의 메마른 감성에 촉촉히 적셔 주는 글들

감동의 도가니였다고 해도 과장은 아닌 그런 책이었어.

그 책을 읽고 나서 선물할 일이 있거나

누군가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한동안 이 책을 선물하거나 추천을 해 주었는데

이 책을 이들을 읽은 이들은 모두 너무 좋았다는 회신을 주었단다.

그야말로 시를 잊는 아빠에게 시에 관심을 갖게 해주었던 책이야.

최근에는 <시를 잊은 그대에게>라는 드라마도 하더구나.

아빠가 그 드라마를 보지는 않았지만, 이 책과 연관이 있겠지.

그런 정재찬 교수님의 그 다음 책 <그대를 듣는다>라는 책을 이번에 읽었단다.

한달 가까이 이어지는 무더위 속에서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에어컨 바람 속에서 책 읽기가 가장 좋은 피서 중 하나가 아닐까 싶구나.

그런 상황에서 읽었단다.

첫 번째 책 <시를 잊은 그대에게>가 너무 좋아서,

두 번째 책에 대한 기대감이 너무 커서 그 기대치까지는 조금 미치지 못했지만,

다시 한번 아빠의 영혼에 촉촉한 비를 내렸단다.

 

 

1.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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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사랑이란 두 개의 심장을 가까이 포개는 거다. 두근거리며 안았을 때, 안긴 그의 두근거리는 심장이 느껴질 대 우리의 심장은 더 두근거리게 된다. 둘의 가슴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엄청난 파동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 파동은 13억 광년 떨어진 곳에서 블랙홀 한 쌍이 합쳐져 생겨난 중력파와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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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소재는 무한하다는 것이 맞겠지.

그래도 그 중에 가장 많이 다루는 것은 사랑이 아닐까 싶구나.

사랑을 하게 되면 먼저 몸에 변화가 온단다.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몸의 변화

그 중에 가슴이 두근두근….

이 책의 시작의 첫 번째 꼭지의 제목은 두근두근

사람의 감정을 가장 장 표현한 단어 두근두근

이 단어만으로 참 많은 이야기를 풀어내시는구나.

너희들도 앞으로 이제 이런저런 일로 가슴 설레고 두근두근 거리는 일들이 많이 생길 텐데,

그 두근거림이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래.

 

 

2. , 음악, 영화, 소설

정재찬 교수님의 책은 분명 시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시뿐만 아니라 노래이야기도 있고 영화이야기도 있고, 소설 이야기도 있단다.

그래서 더욱 그의 글이 친근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

책을 읽으면서 이 책에서 소개한 노래들을 찾아서 들으면서 책을 읽기도 했어.

생각나는 노래만 적어보아도,

나의 기타 이야기, 서른 즈음에, 사랑한 후에

서울 그곳은, 시인의 마을, 사노라면….

그 밖에도 많은 곡들을 소개해주었어.

소개해준 노래들의 공통점은 가사가 좋은 노래들이었어.

노래 없이 그냥 가사만 적어놓으면 한 편의 시가 되는 그런 노래들이었어.               

그 중에 아빠도 좋아하는 김광석의 노래, 서른 즈음에….

그 노래 가사 중에 그런 말이 있어.

내가 떠나 보낸 것도 아니고,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니라는 가사

그 노래를 들을 때는 그게 의미를 두지 않았던 가사인데,

정재찬 교수의 글을 보니,,, 청춘이라는 것이 나빴네

내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 나를 떠나갔냐청춘아

그것도 언제 떠나갔는지도 모르게 떠나간 청춘

떠나간 것은 떠나간 것이고, 이제 현실을 받아들인다는 가사

정채찬 교수님이 이야기한 것처럼

<서른 즈음에>라는 노래는 서른에 들어도, 마흔에 들어도,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더구나.

쉰이 되어도 또 같은 생각이 들겠지?

그런데, 아빠에게서 정말 정춘이 모두 떠나버린 걸까?

어디, 조금은 묻어 있지 않을까?

그래, 노래처럼 인정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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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내가 떠나온 것도 아닌데, 떠나간 사랑을 한탄하는 듯하지만, 청춘의 세월이야말로 내가 잘못해 떠나가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이 억울함으로 어디선가 볼멘소리가 들릴 법도 한데, 잠시 흥분하는가 싶더니 이내 담담해진다. 그래서 더 애절하다. 가는 세월, 가는 청춘과 더불어 조금씩 잊혀 가는 것이 인생임을 받아들이려는 듯, 화자는 깨달음처럼 정의를 내린다. 산다는 건 매일 이별하는 거라고. 매일 하루하루와 이별하는 거라고. 이제 진짜 서른을 맞이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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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 같은 영화 이야기도 소개를 많이 해주었단다.

마이 페어 레이디, 두근두근 내인생, 사운드 오브 뮤직, 클래식

인 타임, 우아한 세계, 죽은 시인의 사회

이 책이 시에 관한 책이다 보니 <죽은 시인의 사회>는 자세히 이야기해주었어.

아빠도 고등학교 때 이 영화를 처음 보고 나서

그 이후에도 서너 번은 더 본 것 같아.

참 재미있는 영화였거든..

너희들도 조금 더 크면 같이 이 영화를 한번 더 보자꾸나.

이 영화에는 명대사가 많이 나오는데,

그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은, 이제는 조금 식상하기까지 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라틴어란다.

이 영화를 이야기하면서 빼먹을 수 없는 말이야.

얼마 전에 읽은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에서도 이 영화화 이 말에 대해서 이야기했었잖아.

정채찬 교수님은 카르페 디엠(Carpe Diem)’에 대하 해석에 오해의 소지가 있다면서

그 말의 어원을 설명해 주시기도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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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

그에 이어지는 장면에서 바로 카르페 디엠(Carpe Diem)’이라는 라틴어가 나온다. 중세 기독교 시대를 지배했던 언어가 지상의 명령처럼, 하나의 성스러운 주문처럼 학생들에게 던져진다. 영화 속 한글 자막은 한결같이 이 구절을 현재를 즐겨라또는 오늘을 즐겨라로 쓰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번역은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다. 원래 영화에서는 카르페 디엠에 대해 이야기하기 직전, 키팅이 한 학생에게 장미꽃 봉오리를 따려면 바로 지금이니 언제나 시간은 쉼 없이 흐르고, 오늘 이렇게 활짝 핀 꽃송이도 내일이면 시들고 말지어다라는 로버트 헤릭의 시 <To the Virgins, Make Much of Time>을 읽힌다. 그러나 나서 장미꽃 봉오리를 따려면 바로 지금이니의 정서를 가리키는 라틴어가 곧 카르페 디엠이라 했던 것이다. 따라서 이는 때를 놓치지 말라는 의미로 이해함이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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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난한 시인

디지털 세계가 되고, 스마트폰이 세상을 점령하면서

점점 문학하는 사람들의 밥그릇이 작아진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 중에 시인은 더욱 그렇다는구나.

책을 읽더라도 시집보다는 소설을 선호하잖아.

, 아빠도 그러니까 말이야.

그렇다 보니 시 짓는 것은 가난을 감수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린 것 같아.

시에 관한 이야기를 써서 많은 돈을 번 정재찬 교수님이

시인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어

그래서 이 책에서 그런 시인들의 이야기도 해준 것은 아니었나 싶기도 하고

좀더 시를 사랑해주고, 시인들을 사랑해 달라고 말이야.

아래와 같은 시를 읽으면 짠해지면서,

시에 더욱 관심 좀 가져야겠구나 싶더구나.

좋아하는 시 한두 편은 늘 외울 수 있는 그럼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싶었어.

시인들이 대접을 많이 받아서,

좋은 시들을 많이 써서,

메마른 디지털 세계를 촉촉히 적셔주는 단비 같은 역할이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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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 편 순산하려고 온몸 비틀다가

깜박 잊어 삶던 빨래를 까맣게 태워버렸네요

남편의 속옷 세 벌과 수건 다섯 장을

내 시 한 편과 바꿔버렸네요

어떤 시인은 시 한 편으로 문학상을 받고

어떤 시인은 꽤 많은 원고료를 받았다는데

나는 시 써서 벌기는커녕

어림잡아 오만 원 이상을 날려버렸네요

태워버린 것은 빨래뿐만이 아니라

빨래 삶는 대야까지 새까맣게 태워 버려

그걸 닦을 생각에 머릿속이 더 새까맣게 타네요

원고료는 잡지구독으로 대체되는

시인공화국인 대한민국에서

시의 경제는 언제나 마이너스

오늘은 빨래를 태워버렸지만

다음엔 무얼 태워버릴지

속은 속대로 타는데요

혹시 이 시 수록해주고 원고료 대신

남편 속옷 세 벌과 수건 다섯 장 보내줄

착한 사마리언 어디 없나요

                      - 정다혜, <시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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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책의 첫 문장 : 누구에게나 상처 주고 상처받은 나날들이 있을 겁니다.

책의 끝 문장 : 의외로 시는, 소망은 힘이 쎄다.

 

 


책제목 : 그대를 듣는다

지은이 : 정재찬

펴낸곳 : 휴머니스트

페이지 : 256 page

펴낸날 : 2017 6 5

책정가 : 14,000 

읽은날 : 2018.08.01~2018.08.02

글쓴날 : 2018.08.11,12

 


출처 : insmile 독서일기 & 독서편지
글쓴이 : insmil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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