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을 섭취하려면 잘 먹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단순히 잘 먹는 것만으로 사람이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고 한다.
베스트셀러 《나는 왜 영양제를 처방하는 의사가 되었나》의 저자 여에스더는
영양제의 중요성에 대해 꼼꼼히 설명한다.
현대의 식생활을 들여다보면 열량은 넘쳐나지만 정작 우 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과 미네랄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나는 왜 영양제를 처방하는 의사가 되었나》의 저자 여 에스더가
영양에 관한 한 현대인은 풍요 속의 빈곤이라 고 일침을 가한 데도 이유가 있다.
2014년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영양소가 부족 한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국민의 71.1%가 칼슘 영양섭취부족자이며,
비타민C는 57.1%, 비타민A는 43.8%, 비타민B2는 39.4%가 부족하다. 영양섭취부족자는
2010년 한국영양학회가 제정한 일일 권장 섭취량의 75% 미만을 먹는 사람을 말한다.
국민의 71.1%가 권장량 75% 미만으로 칼슘을 섭취하며, 국민의 57.1%가
권장량의 75% 미만으로 비타민C를 섭취한다는 것이다. 먹을 것이 넘쳐 나는 이 시대에
영양제가 왜 필요한지를 내포하는 대목이다.
영양제는 인체의 기능을 향상시킨다
밥을 제대로 못 먹거나 부실하게 먹으면 기운이 없고 피 곤하다.
몸이 찌뿌드드해서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소화가 잘 안 되고, 잠이 잘 오지 않는다.
피부가 거칠어지고 모발이 가늘어지거나 빠진다. 그런데 병원 가서 검사를 받아도
딱히 문제가 발견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신진대사가 부조화인 상태로
몸의 기능이 나빠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인체 기능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떨어지고,
이 상태가 지속되면 각종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몸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그 기능을 유지하는 데 주력해야 하는 이유다.
기능에는 여러 요인이 관여한다. 영양과 운동, 휴식, 수면, 스트레스 관리, 담배·술 같은
유해물 질의 차단 등 우리가 알고 있는 건강 수칙이 모두 포함된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영양이다. 제대로 먹어야 운동과 휴식, 수면, 스트레스 관리 등
나머지 건강 수칙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양제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먹는 삼시세끼 이외에 영양제 섭취를 통해 부족한 영양소가 채워지면
인체 기능이 향상될 수 있다.
영양제는 약물이 아니라 식품, 적당량 섭취해야 안전
영양제를 잘 챙겨 먹으면 본래의 인체 기능을 되찾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영양제가
모든 병을 낫게 하는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저자 여에스더는
“영양제는 약물이 아닌 식품이기 때문에 약물처럼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 는 걱정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영양제로 인한 부 작용은 복용량의 문제일 수 있다”고 한다.
밥을 많이 먹으면 체하는 것과 같다. 밥 먹고 체했다고 해서 밥에 부 작용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체한 원인은 밥이 아니라 많이 먹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주 먹지 않는 동식물의 추출물을 캡슐에 담은 영양제를 먹는 경우는 주의해야 한다.
약물과 음식 등 우리가 입으로 섭취하는 모든 것은 위장과 소장으로 들어가 간을 거쳐
해독 과정을 거친 후, 심장을 통해 온몸으로 확산된다. 그런데 간은 일정한 대사 능력이 있다.
간이 간염이나 간경변으로 기능이 떨어져 있다면 대사 능력이 훨씬 줄어든다.
케일이나 미나리 등 알칼로이드 성분이 많은 녹즙, 자연 상태 풀뿌리를 추출한 식물 추출물 등을
너무 많이 마시면 간 효소 수치가 올라갈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종류의 영양제를 섭취하고자 한다면,
결정하기 전에 의사 등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럴 땐 이런 영양제를
다양한 상황과 증상에 따라서 도움이 되는 영양제가 달라질 수 있다.
저자 여에스더가 추천하는 상황별 영양제 선택지를 소개한다.
피곤할 때
종합비타민, 비타민C, 코엔자임Q10
육체적인 과로에 시달려서 피곤한 경우는 휴식, 질병으로 피곤한 경우는 질병을 치료하면 된다.
이외에 수면부족, 운동부족,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인해서 피곤할 때는 영양제를 먹으면
몸의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먼저 종합비타민을 추천할 만하다. 항피로 비타민으로 알려진 비타민B1 외에도
비타민 B2·B3·B5·B6 등 다양한 비타민B가 들어 있어 에너지 대사에 관여하기 때문이다.
또한 비타민B군 외에도 마그네슘 등 다양한 미네랄과 미량원소가 들어 있어서
피로회복에 효과적이다. 비타민B군이 함유된 종합비타민제만으로 피로감이
충분히 줄어들지 않는 경우 비타민C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식사 후에 1000mg를 1~2알 먹으면 된다. 이 두 가지 영양제로도 피곤함이 가시지 않으면
코엔자임 Q10을 100mg 정도 추가로 먹을 수 있다. 항산화제인 코엔자임 Q10은
에너지 생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조효소이다.
고혈압이 있을 때
종합비타민, 칼슘·마그네슘 복합 제제
고혈압이 있는 이들에게 부족하면 안 되는 미네랄이 칼슘, 마그네슘이다.
이런 미네랄이 부족한 경우 혈압 조절이 안 되고 고혈압으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증가할 수 있다.
물론 영양제를 먹는다고 해서 약물처럼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를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러나 영양제 섭취는 여러 가지 약물로 인한 영양소의 결핍을 막고,
고혈압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체내 염증 반응과 조직의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혈압약으로 결핍될 수 있는 영양소의 종류가 워낙 많기 때문에 한 가지씩 보충하는 것보다
종합비타민제의 형태로 보충하는 것이 좋다. 이에 더해 칼슘과 마그네슘이 함께 들어 있는
복합 제제를 추가적으로 하루에 한 알 정도 섭취하면 된다. 칼슘·마그네슘 제제는 신
경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므로, 저녁 식사 후에 먹는 것이 좋다.
치매가 걱정된다면
오메가3, 종합비타민, 비타민D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해서 뇌세포에 영양을 공급해주면 뇌 기능의 퇴화 속도를 늦추고
인지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를 위해서는 오메가3, 종합비타민, 비타민D를 추천한다.
먼저 오메가3에 든 성분인 DHA와 EPA는 대표적인 뇌 건강 영양소로 알려져 있다.
오메가3를 많이 섭취할수록 치매를 일으키는 베타아밀로이드의 혈중 수치가 낮아진다.
뇌기능이 저하되기 시작하면 800~1200mg의 DHA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순도 50%인
1000mg의 오메가3 캡슐에는 EPA가 300mg, DHA가 200mg 정도 들어 있다.
하루 4~6캡슐을 먹으면 된다.
유해산소의 생성이 증가하면 뇌세포의 손상도 증가한다. 항산화 영양소를 섭취해서
뇌기능을 유지하는 데 효과를 볼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셀레늄, 비타민E, 비타민C,
다양한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한 종합비타민제를 추천한다.
비타민D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되는 영양제다. 혈중 비타민D의 농도가 낮을수록
치매나 파킨슨병 같은 뇌질환의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피부 트러블로 고생할 때
종합비타민, 감마리놀렌산, 프로바이오틱스
뾰루지 같은 피부 트러블이나 진단명이 나오지 않는 피부 습진으로 고생할 때
영양제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종합비타민, 감마리놀렌산, 프로바이오틱스를 추천할 만하다.
먼저 종합비타민제에 들어 있는 비타민 A·B·D, 비오틴, 아연 등 여러 가지 성분이
피부 트러블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감마리놀렌산은 우리 몸에서
강력하게 염증을 줄이는 항염 성분이다. 감마리놀렌산은 식품으로 섭취하기 어려워
대부분 영양제로 섭취한다. 보라지 오일이나 달맞이꽃 종자유에 이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500mg 용량의 작은 캡슐로 하루 3~6캡슐 섭취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호전되면 1~2캡슐로 줄이면 된다. 유산균 제제로 알려진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면
장 내 유익균이 증식되고, 여드름을 비롯한 피부 염증을 호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아침 공복에 먹는 게 좋다. 공복에 먹어야 위산이나 담즙산으로 인해
유산균 활성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양제 Q&A
영양제를 먹기로 결정했어도 여전히 궁금한 점이 많을 수 있다.
얼마나 먹어야 할지, 어떻게 먹는 게 좋을지 등 영양제를 둘러싼 못다 푼 궁금증을 풀어냈다.
Q 한꺼번에 여러 가지 영양제를 섭취해도 될까?
함께 먹어도 된다. 오히려 같이 먹어서 좋은 영양제도 있다.
일례로 오메가3는 단독으로 섭취하는 것보다 종합비타민제나 비타민C,
비타민E와 함께 먹는 게 좋다. 항산화 성분이 들어 있는 비타민이 오메가3가
산화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다만 여러 가지 영양제를 먹을 때 주의해야 할 것은
비타민A다. 비타민A를 중복해서 먹 어서 과다 섭취하게 되면 체내에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비타민A의 일일 권장 섭취량은 700ugRE이며, 성인의 경우 상한 섭취량이 3000gRE이다.
이미 비타민 A가 함유된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고 있다면 비타민A가
고용량으로 들어간 항산화 제품을 함께 먹는 것은 피해야 한다.
Q 영양제를 먹을 때 과일주스나 차와 먹어도 될까?
영양제는 다른 약과 마찬가지로 물과 먹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경우 우유나 요구르트, 과일주스와 같이 먹어도 된다.
다만 유산균은 산 에 약하기 때문에 과일 주스와 같이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녹차나 홍차, 우롱차 등도 영양제를 먹을 때는 삼가는 게 좋다. 타닌 성분이 들어 있어서
영양제 속 철 분 등 미네랄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영양제를 먹으면 안 되는 사람이 있을까?
영양제를 먹을 때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이 알레르기다.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영양제에 해당 성분이 들어 있지 않은지 섭취 전 겉포장을 살펴봐야 한다.
또한 간염이 진행되어 간 기능 수치가 높거나 신장질환이 있는 경우 에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고 나서 영양제 섭취 여부를 결정하는 게 좋다.
Q 영양제를 먹으면 소변 색깔이 노랗게 변한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영양제 속에 함유된 수용성 비타민인 리보플라빈(비타민B2)이
소변으로 배설되 면서 소변 색깔이 노랗게 변한다. 이는 정상적인 생 리 현상이며
영양제 속의 비타민이 제대로 흡수되었음을 뜻한다.
Q 영양제를 먹으면 속이 불편할 때가 있는데, 이럴 경우 그만 먹어야 할까?
종합비타민제에 들어 있는 칼슘제가 탄산칼슘일 때, 산도가 높은 비타민C를 먹었을 때
속이 더부룩하고 쓰릴 수 있다. 이럴 때는 탄산칼슘 대신 구연산칼슘을,
비타민C도 중성비타민 C를 선택하면 된다. 또한 공복에 영양제를 먹으면
속이 쓰릴 수 있으므로 식후에 먹는 게 좋다. 너무 차가운 물과 먹어도
속이 불편할 수 있으니, 미지근한 물과 영양제를 섭취해보자.
Q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과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섭취해도 될까?
몇 가지 경우만 제외한다면 괜찮다. 먼저 항응고제로 알려진 와파린 등 뇌경색·
심근 경색과 관련된 약물을 복용하고 있다면 혈액의 흐름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진
영양제를 먹 기 전에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신장질환을 앓고 있거나
간경화 등으로 인해 간 기능이 정상적이지 않은 사람도
영양제를 먹을 때 주치의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