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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자작나무 아래서...

한아름 (40대공주~~) 2015. 9. 2. 11:02

 

 

 

 

 

 

자작나무 아래서

 

소설이나 시에 많이 등장하는 자작나무

어떻게 생긴 나무일까?

브리태니커사전을 찾아보니

영명은 Japanese white birch라고 부른다.

키는 20m에 달하고 수피가 흰색이고 꽃은 4, 5월경에 암수가 따로 핀다.

수피가 흰색이라 무리지어 핀 게 장관이라 한다.

 

내가 자작나무를 처음 본 것은 시카고 보타닉가든에서다.

무리지어 있지는 않지만 영국정원을 가기 전에 작은 언덕에

그리고 라군(lagoon)이 있는 작은 섬에 자작나무가 많이 있다.

상상을 했던 것처럼 그렇게 멋있지는 않아도 자작나무 아래에

피는 꽃들이 자작나무와 어우러진 풍경이 참 멋이 있다.

 

 

 

 

자작나무 아래의 봄은 하얀  수선화로 시작을 한다.

눈보다 더 하얀 수선화들이 연 녹색의 자작나무 잎들과 어우러져서

길고 길었던 지난 겨울을 얘기하고 바람이 불면 자작나무 잎들과 함께 춤을 춘다.

 

 

 

 

 

 

 

 

하얀 수선화가 지고나면 작은 고사리들이 다투어 올라온다

그리고 자작나무의 녹색 잎을 닮은 연녹색의 고사리들이 여름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고사리들이 더 진한 녹색으로  물이 들기 시작하면

연녹색의 아나벨레수국이 하나씩 자작나무 아래를 채워준다.

여름의 장대비를 맞으면서 아나벨레수국의 녹색은 색이 바라서 눈과 같은 하얀색으로 변한다.

 

 

 

 

 

 

 

선들선들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눈처럼 하얀 아나벨레수국은 단풍이 든다..

자작나무도 겨울을 준비하느라 나목으로 변한다.

하얀 수피는 그대로 남기고,,

 

 

 

    겨울이 지나고 봄의 단장이 시작되면 자작나무 아래에는

    색색의 디기탈리스가 나목의 쓸쓸함을 달래준다.

    봄이 오고 있다고....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이기철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 같은 약속도 한다


이슬 속으로 어둠이 걸어 들어갈 때
하루는 또 한 번의 작별이 된다
꽃송이가 뚝뚝 떨어지며 완성하는 이별
그런 이별은 숭고하다


사람들의 이별도 저러할 때


하루는 들판처럼 부유하고
한 해는 강물처럼 넉넉하다


내가 읽은 책은 모두 아름다웠다
내가 만난 사람도 모두 아름다웠다


나는 낙화만큼 희고 깨끗한 발로
하루를 건너가고 싶다
떨어져서도 향기로운 꽃잎의 말로
내 아는 사람에게


상추 잎 같은 편지를 보내고 싶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bluepoppy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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