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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 영국, 중국! 차에 까다로운 사람들

한아름 (40대공주~~) 2015. 4. 2. 11:08

우리 잎차 "극진한 마음을 손으로 표현할 수 있는 생활 속 기쁨"
이효재 선생의 찻상 내는 법



차를 마시면 속을 훑고 지나가 쓰릴 수 있으므로 대추, 콩, 밤 등 견과류와 함께 내놓는 것이 좋다. 이는 주변에 마땅한 먹을거리가 없었던 스님들의 차 문화에서 영향받은 것이기도 하지만 영양학적으로도 최고의 궁합이다. 떡과 함께 내놓는 경우도 종종 있는데 요기 때문이 아니라면 이 사이에 이물질이 끼기 쉬우므로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 잎차 마시기
요즘 즐겨 먹는 차는 잎차다. 뽕잎, 머위, 죽순, 고엽잎, 다래순 등 우리나라 산에 나는, 나물로 쓸 수 있는 모든 식물을 차의 재료로 쓰는데 향이 맑고 산뜻하다. 계절에 따라 맛볼 수 있는 종류가 다양하니 하나씩 음미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청차나 홍차 등 발효시켜 만든 차는 뜨겁게, 녹차나 잎차의 경우는 미지근하게 먹는 것이 좋다. 거의 물 대신 차를 마시기 때문에 농도를 묽게 하여 많이 마시는데 일명 ‘그림자차’라 부른다. 잎차는 우린 후 고추장에 무치거나 볶아 먹는다. 처음 스님들과 함께 차를 마실 때 그들의 자유로운 다법이 좋아 엄격한 다도보다는 내 스타일에 맞춰 정성스럽게 낸다. 그리고 그것에 감동하는 손님들과 맘껏 즐기는 편안함이 너무 좋다. 다실에서 찻상으로 쓰이는 돌절구와 손님에게 내주는 1인용 찻상이 대표적인 예. 계절 풀잎과 꽃을 이용하여 예쁘게 상을 준비하는 그 과정 또한 빼놓을 수 없는 행복이다.

● 차 구입할 때의 팁
잎차는 해인사 입구에 있는 ‘야산마실’(055-934-0408)에서 공수해 먹는다. 해인사의 성공 스님이 ‘야산마실’의 한 청년에게 산나물 약초 제다법을 가르쳤는데 지금 그 청년은 의젓한 중년의 가장으로 여전히 그곳을 지키고 있다.

● 그녀의 애장품


1. 이웃이 선물해준 차호로 차를 이곳에 넣어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2. 친한언니가 찻잔을 바꿔달라며 가져온 잔이 신기하게도 가지고 있는 다호의 짝이었다.
3. 은다관. 차를 가지고 다닐때 사기로 된 다호를 가지고 가면 깨지기 쉬워 주로 이것을 보자기에 싸서 가지고 간다.
4. 단화병6대째 내려오는 분이 만들어 주신 것으로 이제는 돌아가셔서 그의 유품이 됐다

이효재(한복 디자이너)
친한 친구가 불현듯 속세를 등지고 수덕사로 출가했다. 눈이 펑펑 내리던 한겨울, 친구가 너무 그리운 마음에 무작정 그곳에 찾아 내려갔을 땐 한 스님으로부터 ‘이미 다른 절로 갔다’는 허무한 답변만 들어야 했다. 허탈한 마음에 처마 밑에 우두커니 서서 하얀 눈발만 보고 있길 몇십 분, ‘쪼르르’ 스님이 차 따르는 소리가 고요한 적막을 깼다. 순간 알 수 없는 전율이 온몸에 일었고, 그날은 28년 동안 이어졌던 심각한 커피 중독에 종지부를 찍는 날이 되었다. 당시만 해도 차는 스님들의 음료로만 여겨지고 대중에게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던 때. 종로서적을 다 뒤져가며 공부했던 차는 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나를 매료시키고 있다.






영국 홍차 "생활 속 행복을 대화로 이끌어내는 도구"
공은숙 선생의 찻상 내는법



케이크와 쿠키는 홍차 최고의 파트너다. 홍차의 떫은 맛을 내는 타닌 성분과 케이크, 쿠키의 달콤한 맛이 조화를 이룬다. 티포트와 찻잔에 어울리는 꽃들로 세팅하는데 분위기를 화사하게 할 뿐 아니라 꽃에 대한 이야기로 즐거운 대화를 여는 수단으로도 이용한다.

● 홍차 마시기
떫은 맛이 나는 타닌이 없으면 홍차가 아니다. 적당히 떫어야 하고 이것을 즐길 줄 알아야 홍차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법. 이를 위해서는 3분 정도 찻잎을 우려내는 것이 적당하며, 1인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약 3g 가량 넣으면 된다. 가장 좋은 맛이 우러나는 물의 온도는 100℃이다. 보통 티타임을 가지면 이야기가 길어지기 때문에 이때 티포트의 물이 식지 않고 온도가 유지되도록 덮개로 씌워놓는 배려도 잊지 말자. 가장 즐겨 먹는 차는 스리랑카의 우바. 이는 인도의 다즐링, 중국의 기문홍차와 함께 세계 3대 명차 중 하나며 차의 예쁜 빛과 향이 좋다.

● 차 구입할 때의 팁
주로 두 달에 한 번 정도 일본에 갈 때마다 홍차와 찻잔들을 구입해 오는데 슈크레(02-515-7907)에서 직접 구입할 수 있다. 홍차를 고를 때 고려해야 할 것은 차의 양. 되도록 100g씩 적은 양을 사서 빨리 먹어야 한다. 한 번 개봉하면 공기 중 산화되어 향이 날아가고 2년이 지나면 먹을 수 없다. 냉동실이나 냉장고에 넣으면 탈취제 역할까지 하여 모든 나쁜 냄새를 빨아들이니 금물. 홍차잔은 커피잔보다 입구가 넓고 얕은데 여기에는 티의 아름다운 색을 보고 즐기라는 의미가 있다. 티포트도 커피포트보다 작고 둥근 것이 특징. 찻잔에 물을 부으면 둥그렇게 점핑을 하면서 차가 우려지는데 티포트가 동글동글할수록 원활히 돌아가면서 빨리 우려진다.

● 그녀의 애장품


1. 스리랑카에서 구입한 차호.홍차 원산지인 스리랑카 차 여행은 소중한 추억이다
2. 일본에서 구입한 차수저
3. 블렌딩기구.두세가지 차를 넣어 돌리면 골고루 섰이고, 이것을 차통에 담아두면된다
4. 다호의 온도를 유지하기위해 티포트에 쒸우는 덮개로 손수만들었다.
5. 일본에서 구입한 티포트

공은숙(홍차 전문점 슈크레 대표)
일본에서 케이크, 쿠키에 대해 공부하다 보니 문득 그것과 함께 할 수 있는 홍차에 대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홍차의 본고장은 영국과 인도이지만 차 문화가 워낙 발달한 일본에서는 이미 홍차가 생활화되어 있었다. 케이크 고유의 맛과 배합이 되면서 먹는 이의 행복을 배가시키는 홍차에 대해 알아보길 5년. 알수록 빠져들고, 접할수록 즐거운 홍차는 여전히 그것의 오묘한 떫은 맛처럼 중독성을 가지고 있다. 홍차 강좌를 많이 해서인지(궁중음식의 대가인 한복려, 이종림 선생도 그의차 제자다.) 이제는 ‘홍차 선생님’으로 더 많이 불리니 케이크에 살짝 미안하다. 하지만 점점 많은 이들이 홍차에 대해 어려워하지 않고 각별한 애정을 가지는 것 같아 행복하다.






중국 꽃차 "화려한 향이 깊이 있는 맛을 음미하는 시간"
박수연씨의 찻상 내는 법



중국 재스민의 최고라 일컬어지는 공예 차로 꽃은 천일홍. 차에는 무기질과 미네랄이 풍부하지만 유독 지용성이 없다. 따라서 차의 맛을 해치지 않으면서 식물성 기름이 들어 있는 잣과 같은 견과류와 함께 내면 좋다. 또는 견과류나 팥을 넣은 월병을 먹기도 하며, 얌차라고 해서 딤섬과 함께 내어 아침이나 점심으로 대용하기도 한다.

● 화차 마시기
중국차의 특징은 맛과 화려한 향이다(일본차는 색이 예쁘다면 우리나라의 차는 대부분 덖음차로 숭늉과 같은 구수한 맛이 매력이다). 중국차는 같은 종류의 차라도 향에 따라 지란향, 황지향 등 이름이 다 다를 만큼 섬세하고 운치가 있다. 좋아하는 차 중 하나인 화차는 모습과 향은 화려하면서도 맛은 소박하다. 중국 명나라 때 수도를 베이징으로 옮기면서 꽃이 피지 않는 황하 이북으로 이주한 이남 사람들이 즐겨 먹던 꽃차를 그리워한 나머지 말린 찻잎을 꽃처럼 만들어 우려 먹는 법을 개발하면서 생겨난 것. 말린 찻잎을 물에 넣으면 서서히 꽃이 풀어지면서 꽃이 피는 모습을 감상하고 음미할 수 있으니 나이 드신 어머님들 모임에서 작은 이벤트로도 인기다. 찬물에 담가두면 핀 상태로 이틀 정도 유지되니 화사한 장식용으로 활용해도 좋다.

● 차 구입할 때의 팁
오래 두더라도 쓴맛이 없고 차 속의 단맛이 남아 있는 것이 좋은 차다. 반면 좋지 않은 차는 뒤에 쓴맛이 돌아 속이 느글거린다. 과거에는 대부분 아는 화교 분을 통해 좋은 차를 얻어 마셨고, 현재 국내에 중국차가 대거 들어오고 있지만 워낙 중국 내에서 보따리상으로 파는 사람들이 많은 데다가 검열 기관이 없어 되도록 구매하지 않는다. 대신 홍콩과 대만의 차는 상품화되어 정제된 차가 많은 편. 천재향(02-514-0874)은 그중 100년 동안 6대째 운영하고 있는 ‘야호양’이라는 차관과 계약하여 차를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 그녀의 애장품


1.혼자 마실때 이용하는 찻잔
2.다호에 윤기를 내는 양호붓
3. 차가 담긴 긴잔에 작은잔을 뒤집어 올린다음 전체를 다시 뒤집는다.큰것을 돌리며 뺀 후 향을 음미하고 작은잔 안의 차는 마신다.
4. 차의 향과 질을 유지하는 차통
5.중국의 다호는 작고 귀여워 중국 출장을 갈때마다 꼭꼭 사온다.

박수연(천재향 부지점장)
4~5살 때부터 불자인 어머니가 절에 가시면 신나하며 따라나서곤 했다. 갈 때마다 절을 놀이터 삼아 노는 어린아이를 귀여워해 주시던 스님들과 비구승들은 마땅히 줄 것 없으니 숭늉이나 차를 옅게 만들어 미지근하게 주셨다. 단아하게 앉아 차를 마시는 스님들의 모습은 어렸을 때부터 많이 보아온 익숙한 장면이었다. 절에서 마시던 좋은 차에 길들어서인지 시중에서 파는 차들은 입에 맞지 않아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아예 먹지를 않았다. 그러다 아는 분의 소개로 만난 화교의 집에 놀러가 접한 중국차. 과거에 즐겨 마셨던 차의 구수함과 그윽하면서도 진한 향이 어우러내는 그 맛에 반했고 그 깊은 맛에 빠져 지금도 함께 하고 있다.


출처 : 茶와 音樂 그리고~~
글쓴이 : 별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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