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스크랩] 코스모스/ 박인걸

한아름 (40대공주~~) 2011. 10. 2. 08:52

 

    코스모스/ 박인걸

    내가 좋아했던 소녀는
    긴 목 빼들고
    분홍빛 포플린 치마를 입고
    코스모스 핀 길을 걸었지.

    가을 이슬에 행군 듯
    눈동자는 맑고
    한 움큼 쥘 듯한 허리는
    뒤에서 안아주고 싶었지.

    가지런한 이빨 드러내며
    살며시 미소 지을 때면
    철부지 소년의 여린 가슴은
    방망이질을 했었지.

    코스모스 곱게 핀 이 가을
    어느 들길을 걸을 때
    꽃처럼 환하게 웃는 소녀가
    곧 달려나올 것만 같다.

               
출처 : 여행이 재산이야
글쓴이 : green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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