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동안 프로젝트를 리딩하면서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많이 지쳐있었다.
프로젝트를 잘 끝내자마자 리프레쉬를 위해 여름 휴가를 요청했다. 다행히 2주의 여름 휴가를 받을 수 있었다.
작년에 계획했던 그리스 여행을 드디어 가는구나,,,
프로젝트 일정 및 건강상의 이유로 출발 3일 전까지 확정이 되지 않아, 일단 티켓만 질렀다.
혼자 여행을 다니면서 가장 좋은 건 내가 하고 싶은 일로만 일정을 짤 수 있다는 거다. 내가 좋아하는 갤러리에 가서 하루 종일 그림만 보고 있어도 되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해외 묘지 투어도 눈치보지 않고 할 수 있단 거다.
물론 밥 먹을 땐 외롭고, 혼자라고 하면 저녁 시간대에는 레스토랑에서 자리를 잘 안 준다는 것 빼곤....
그래서 스마트폰 세상이 열린 후부터는 굳이 일정을 모두 짜고 티켓이나 숙박을 예약하지 않고, 그냥 내키는 대로 여행하는 습관이 생겼다. 개인적으론 이런 여행이 좋다. 좋은 곳에서 하루 더 머물러도 되고,,,
어차피 구글 맵과 트립어드바이저, 스카이 스캐너만 있으면 별로 불편한 게 없으니까...
그래서 티켓 + 아테네 숙소만 예약하고 비행기에 몸을 싣고 여행을 떠났다.
전체 여행 일정은 아테네 -> 산토리니 -> 크레타 -> 자킨토스, 그리고 2년 전에 갔던 핀란드를 핀에어 레이오버틀 통해 다시 들린 후 귀국했다.
개인적으로 섬투어를 좋아하는데, 그리스는 섬들이 많아서 좋았지만 이동은 불편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건 시간이기 때문에 대부분 항공으로 섬들을 이동했는데 섬들끼리 직항은 없어 아테네를 경유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산토리니에서 크레타는 페리를 이용했는데, 이게 시간도 절약되고 페리도 상당히 좋았다.
섬내에서는 렌트를 해서 내 맘대로 비치 투어를 다녔다. 산토리니의 이아 마을도 예쁘지만 곳곳에 있는 비치들이 정말 좋았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비치 선베드에 누워서 모히또 한잔 하며 멍때리는 시간은 정말 좋았다.
젤 기억에 남는 일정은 크레타 섬의 하니아라는 서쪽 도시와 그 주변의 비치를 투어한 거다.
비치 자체도 어마어마하게 예쁘지만, 그 도시는 유럽의 흔한 휴양 도시와 다른 약간 투박한 항구 도시 본연의 이미지를 그대로 갖고 있었고 한국인은 물론 전세계 어디에도 있는 중국인조차 없던 동네였다.
그리스 내에서의 운전은 쉽진 않았다. 다른 유럽 도시들처럼 도로가 좋지도 않았고 표지판도 거의 없는데다가 일방 통행이 많아 몇 번 욕도 먹었고, 무엇보다 운전 습관들도 만만치 않았다. 조금만 지체해도 빵빵 거리고, 예전에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운전했던 경험과 정말 달랐다... 섬에서 운전했기 때문에 오토를 빌렸어도 경사가 심해서 뒤로 밀리고,,, 1차선 같은 2차선에 절벽 옆에 펜스도 없는 도로가 많아서 반대편에서 차가 오면 흠칫할 수밖에 없었다. 뭐 가벼운 접촉 사고는 그분들은 신경도 안 써서 다행이었지만,,,
음식은 맛있었다. 지중해 씨푸드들도 맛있었고, 올리브 오일 탓인지 재료가 별거 없는데도 그릭샐러드는 정말 입맛에 맞았다.
비치가 많아서 리프레쉬를 위해선 정말 잘 선택한 여행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냥 비치 썬베드에 누워서 책 읽고 태닝하고 바닷가에서 놀고 멍때리는 그 시간들은 나를 좀 내려놓고 다시 빌드업시키는 좋은 과정이었다.
여행 사진을 좀 더 올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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