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상 이상이 없는데 속이 계속 안 좋다면, ‘이 질환’은 아닐까?
권예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A 씨는 몇 년째 속이 더부룩하고 쥐어짜는 듯한 느낌으로 괴롭다. 약국에서 소화제를 사서 먹거나
병원에서 제산제와 위산 억제제를 처방 받아 먹어도 그때뿐이다. 혹시 큰 병은 아닐까
위내시경 검사와 복부 초음파를 해봐도 특별한 소견은 없었다.
A 씨처럼 위궤양, 역류성 식도염, 위암, 탄수화물 흡수 장애 등 기질적 원인이 없이
소화기 증상이 있는 경우를 ‘기능성 소화불량’이라 말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이 질환의 유병률은 약 20%로 추정되며, 생각보다 많은 사람이
원인도 모른 채 걱정으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지난 18일 분당차병원에서는 소화기내과
홍성표 교수가 건강강좌를 통해 이 질환에 관해 설명했다.
Q 소화불량과 기능성 소화불량의 차이는?
소화불량은 상복부 중심의 통증이나 불편감을 말하며, 여기에는 역류, 식후 포만감, 트림,
조기 만복감, 팽만감, 구역, 식욕부진 등이 포함됩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여러 검사에서
큰 이상 소견이 없으나 기질적 원인 없이 증상이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그 때문에 기질적 소화불량과는 구분이 필요합니다. 예전에는 신경성이란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나 기능성은 신경성을 포괄하는 의미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Q 기능성 소화불량은 얼마나 흔한가?
만성적인 증상을 가진 환자의 40~70%는 내시경 검사상 기질적 원인이 없습니다.
궤양이 발견되는 경우는 15%, 위암이나 식도암 등의 악성 종양은 2% 정도 발견됩니다.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전체 인구의 8~15%에게 기능성 소화불량이 있었습니다.
이는 흔한 소화기계 질환 중 하나이지만, 여러 증상을 하나로 묶어놓은 진단이기 때문에
진단이 같다고 해서 다른 사람과 나의 증상과 치료 접근이 반드시 똑같지는 않습니다.
Q 기능성 소화불량의 증상은?
기능성 소화불량은 상복부 통증, 상복부가 타는 듯이 화끈거리는 속 쓰림, 조기 포만감,
식후 위 내에 음식이 계속 남아 불편한 증상 등이 있습니다. 위장관 출혈이나 지속적인 구토,
복부 종괴, 림프절 비대, 연하장애, 위암의 가족력이나 수술력, 황달, 소화성 궤양의
과거력이 있는 분이라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Q 진단은 어떻게 하나?
기능성 소화불량은 소화기 질환 국제 표준 진단인 ‘로마기준 IV’에 따라 진단합니다.
로마기준은 1990년대부터 시작됐습니다. 로마에 세계 전문가들이 로마에 모여 비슷한 증상을 가진
환자군을 분류하고 진단 기준을 만든 것으로, 현재까지 IV까지 발표되었습니다.
기능성 소화불량은 크게 ‘식후 불편감 증후군’과 ‘상복부 통증 증후군’으로 나누는데
6개월 전에 조기 포만감이나 식후 만복감이 시작되어 3개월 이상 지속되며 1주일에
3일 이상 있는 경우를 식후 불편감 증후군으로 보며, 6개월 전에 시작되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상복부 통증 또는 상복부 속 쓰림 증상이 1주일에 1일 이상 있는 경우를 상복부 통증
증후군이라 봅니다. 다만 병력 청취, 진찰 및 검사에서 증상을 일으킬만한 기질적 질환의
증거가 없어야 합니다.
Q 만성적 소화불량이 있는 사람은 어떤 검사를 먼저 받아야 하나?
혈액검사, 위내시경, 복부 초음파 또는 컴퓨터 단층촬영, 위 배출검사, 위전도 검사,
바로스탓 검사 등을 받는 게 좋습니다.
Q 치료는 어떻게?
기능성 소화불량에 처방되는 약으로는 위산 분비 억제제, 위장운동 촉진제, 항울제 등이 있습니다.
이때 병인에 따라 처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뇌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되어 위 운동 기능 저하 및 내장이 민감해지며 결국
기능성 소화불량이 생깁니다. 이런 경우엔 심리적 요소를 고려하여 스트레스를 조절하는
치료를 하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 외에도 식사 조절, 운동, 헬리코박터 제균 등이
치료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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