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엔 눈 구경 아니면 야외 나들이가서 볼거리가 딱히 없을 철이다.
그나마 겨울 스포츠라도 즐길줄 안다면 모를까 아직 스키장 한번을 못가본 비료푸대 세대인지라. 흐~
딱 어정쩡한 이맘때를 겨냥해서 나름의 축제를 만들어 낸것이 있는데
바로 아침고요수목원에 '오색별빛축제'가 그것이다.
이곳뿐만 아니라 포천의 허브나라와 파주의 프로방스마을에서도 겨울이 되면 색색의 불빛들을 밝혀서 이쁜 볼거리를 제공해 주고 있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온갖 푸르름과 화사한 꽃들이 만발하지만 수목원에도 겨울이 오면 다른곳과 별반 다를 것이 없이 휑한데
겨울날 해가지고 나면 아침고요수목원에는 600만개의 빛들이 꾸며주는 또다른 밤 세상이 열린다.
올해로 6번째이며, 이번 주제는 '사랑에 빠지다!'란다.
아침고요수목원의 오색별빛축제는 12월 7일~2013년 3월 3일까지 열리고 있고
일몰이 시작되면서 빛을 밝혀, 저녁 9시면 폐장을 한다.
크리스마스인 24일부터 연말인 31일까지는 10시까지 연장을 한다고.
(사진을 클릭하시면 큰 사진이 뜹니다.)
일요일 낮시간을 집에서 뒤비져 뒹굴다가 5시가 넘어 서울에서 나서니 올림픽대로 김포방향은 완존 꽉꽉 막혔지만
서울을 나서는 길은 뻥 뚫여서 느즈막히 달리는 기분도 나름 쾌통 하더라능.
가평까지 1시간이 걸리지 않게 도착을 했는데, 아침고요수목원의 오색별빛은 벌써 불을 밝혔다.
고향집정원 입구를 들어서면 부터 알록달록 이쁜 불빛에 매료가 되어 다들 사진찍기에 여념이 없다.
직접 보면 사진으로 보는것 보다 훨씬 더 화려하고 눈부시다.
멀리로 능수버들가지에 형태도 멋지게 늘어지게 참 세세히 작업을 했고 나무마다 색색의 다른 불빛들이 찬란하다.
정원으로 들어서는 뒤로도 배경이 멋지고 문도 이뻐서 사진을 많이 찍는 곳이다.
주말엔 특히나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델들ㅋ이 많은곳.
자리가 좋아서 그런지 이곳에 서기만 하면 다들 이렇게 반짝이는 미모로.ㅋ
4각 크로스필터를 챙겨갔는데, 전구가 많아도 너무 많아서 그저 눈이 부셔부셔. 흠미~
빛의 터널이 있는 곳이다.
이렇게나 이쁘게 꾸며 놓았으니 애정이 퐁퐁 샘?아 넘치기도 할듯.
하얀 눈도 그렇고 반짝이는 빛도 그렇고 눈이 헤롱헤롱하니 정신이 몽롱, 어두운 공간에서 빛만이 오로지 전부인 곳이다.
고향집 정원을 벗어나서 다리를 건넌다.
낮에는 평범하게 보였던 곳도 저녁이 되어 주변은 모두 어둠속에 감춰져 버리니 환한 불빛 위
'험한 세상 너만 나의 다리가 된(응?)'
혹은
'같은 곳을 향해횻(증말?)' 싶은 다정한 연인들의 모습은 발걸음에 채이도록ㅋ 보이고
다리 밑에선 엄마다리에서 주워온 아덜녀석을 데리고 장난을 치는 아빠의 모습도 보이고...
추울까봐 꽁꽁 싸메고온 탓에 조금 움직였다고 목줄기에 땀이 끈적하게 맺히는 날씨.
추워도 좋으니 함박눈이라도 펑펑 쏟아졌으면 좋겠드라.
아이의 웃음소리가 더 커지게...
분재정원으로 올라서는데 마침 이런 후광을 등에 업은 아우라가.
어디 높은곳에서 내려오신줄 알았슴둥.
사실 내가 자세를 낮추었지만.ㅋ
분재정원엔 커다란 나무 모양의 불빛들이 많았다.
대부분은 삼각대를 가져와서 사진을 찍는데
그런 삼각대마저도 귀엽고 이쁘게 보인다.
이곳에도 사람들이 줄을 서는 곳이 있는데 바로 백조 앞이다.
두마리의 백조가 만들어준 하트 사이로 빼꼼 얼굴을 맞대고는 너네짝, 우리짝 번갈아 가면서 사진 찍어주기를 한다.
오르막길을 올라서서 넓은 광장으로 나오니 호박마차가 눈에 들어온다.
그 옆으로는 여러개의 하트를 만들어 놓았는데 여기도 인기 ?오다.
이런하트, 저런하트, 분홍하트, 초록하트, 반짝이 하트.
'하트 난발해 사랑에 빠지면 머하겠노, 소고기 사 묵겠지.
소고기 사 묵으면 머하겠노, 결혼하니 회식가서 지만 소고기 사 묵드라' 즌짜로~ㅋ
이쁜꽃모양도 여러개 피었다.
'감전주의닷'ㅋ
보통은 남자가 활을 잡고 여자가 하트 안에 들어가서 연신 샤방한 사진을 찍는데
이집은 요 귀여운 녀석들이 엄마, 아빠에게 큐피트의 화살을 날리는데, 절로 사랑에 빠지겠드라.
그렇게 숲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높은 나무 가지위로 동글동글 빛이 보이고
마치 숲속 어딘가에나 있을 법한 천사가 사는 동화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하얀눈길 사이로 나있는 길을 걷다보면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모양의 기린과 코끼리, 사슴이 눈밭 위에서 빛을 내고 있고
간혹 그 눈밭 위에서는 미끄러져 자빠지는 쳐자도 보게 되고.
얼굴은 안찍혔으니, 넘 쪽팔려 하지마시길.ㅋ
달빛정원으로 걸어가면서 보니 나무에 달린 동그란 빛들이 수 많은 달빛같기도 하다.
꽃이 피었을때도 이곳을 놓치고 가서 못내 아쉬웠었는데, 이번에 가니 천사가 환하게 반기드라.
교회 안은 이렇게 작고 아담하게 생겼다.
아침고요수목원의 오색별빛정원전 중 최고로 화려하고 공을 들인 하경정원을 마지막으로 둘러보러 간다.
9시가 되어 불이 꺼지기 전에 다 돌아보려면 발걸음을 서둘러야 한다.
카메라좀 들고 돌아다니다 보면 시간을 어디서 다 써 버렸는지, 늘 계획했던 시간을 훨씬 넘겨 버리게 된다.
하경정원에는 두 군데 전망대가 있는데, 그중 한곳에서 내려다본 모습은 이렇게나 환상속의 그대닷!!
여기도 실물로 봐야 진정 멋짐을 알 수 있다.
빛이 주는 화려함에 다들 탄성이 넘치는 곳이며, 정원의 모습을 멀리서 바라다 보니 전체의 이미지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왼쪽으로 내려서 하경정원 안으로 들어 가본다.
위에서 보던 모습도 멋졌지만, 바로 불빛옆으로 걸어 들어가는 기분도 현란하다.
그나마 일요일 저녁에 찾았으니 사람들이 이 정도지 금, 토 저녁때는 이 멋진 조명을 담으려 사람들이 아주 기냥 휩쓸려 다닐정도겠다.
차라리 평일날 저녁에 찾는다면 더욱 여유롭기도 하겠다.
저번에 내린 눈이 녹지 않고 불빛에 반사되어 배경이 되니 길이 더욱 화사하다.
두번째 전망대에서 바라다본 모습이다.
첫번째 전망대보단 더 깊이 가까이 세세히 보인다.
빛망울도 만들었다가
4각 크로스필터도 끼웠다가 최대한 이 멋진 모습을 담아가려 부지런을 떨어본다.
삭막한 겨울밤을 어딜가서 이렇게나 화려하게 보낼수 있을지...
연말이라 클럽가서 술 기운에 즐겁긴 하겠지만, 이젠 심장박동이 느려서 오래 놀지도 못하궁.흐~
번쩍번쩍 빛이 나는 길을 음악이라도 들으며 걸으면 좋으련만 이눔의 탭은 산속이라 먹통.
'안빠름~안빠름~ 절대 안빠름~'
연잎?
커다란 잎 하나가 눈에 들어와서 이리저리 불빛을 잡았고
그리고 금새 바람이라도 불면 흐드러지 꽃망울을 사방으로 날려보낼것 같은 나무 아래서도 잠시 시간을 보냈다.
겨울에도 이 나무는 멋진 빛 꽃을 피웠다.
올망종망 좋아하는 수국도 색색의 꽃을 피웠는데
가까이서 보면 포도송이처럼 송알송알 전구가 붙어 있다.
그 화려함에 시력이 촛점을 잃어서 뭉그러져 아련 하기도 하고
다른 것들은 하나도 보지 말고 저만 바라 보라며 욕심쟁이 처럼 오색의 빛을 반짝 반짝인다.
두시간을 넘게 빛만 쳐다보며 빛방울을 쫓아 다니다
아침고요수목원을 나오니 어두운세상이 갑자기 심심하니 재미가 없어져 버린 느낌이다.
마치 연극이 끝나고 난 뒤 처럼...
수목원을 돌아다녔던 그 시간은 어쩜 '한 겨울밤의 꿈' 처럼 그렇게나 눈이 아른거리게 빛에 매료 되었던 시간이였던것 같다.
(찾아가는 길)
주소 : 경기도 가평군 상면 수목원로 432 T.1544-6703
입장시간 : 오전 8:30~오후6:00
휴무일 : 연중무휴
입장료 : 어른 8.000원, 중고생 5.000원, 어린이 4.000원
(주변 볼거리)
가평 아침고요수목원/계절을 망각하게 되는 그윽한 향기속으로 (http://blog.daum.net/da0464/1078)
(약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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