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도 성공처럼 해요
강단에 설 때마다 즐겨했던 말이 ‘중용 23장’입니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이 변하게 되고, 겉으로 드러나면
밝아져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바뀌어 진다. 오직 지극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다.”
영화 ‘역린’에서 정조는 ‘무엇이든 원하면 정성을 다하라 그리하면 이뤄진다’고
했지요. 소설 연금술사도 ‘네가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도와준다’로 첫 문장을
썼고, 카르마(業) 또한 강렬하게 생각하는 것은 현실로 나타난다고 가르칩니다.
개그맨 김병만은 스스로를 실패의 달인이라고 합니다. 그는 개그맨 시험에 7번
낙방하고 백제대 3번, 서울예전 6번을 다 떨어졌습니다. 한 때는 인생을 포기
하려고도 했고, 아버지에게 “왜 이렇게 작게 낳았느냐?“고 앙탈도 부렸습니다.
그가 어둠의 터널에서 나와 얻은 결론이 “가늘고 길게 가자, 어떤 단역도 주저
말고 소명처럼 받들자, 절대 쉬지 말자.”입니다. 이후로 정성 그 하나만으로
버텨내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좌절은 할망정 포기는 없었어요. 긴 시간이
흐른 뒤 아버지가 주신 작은 키가 개그맨으로 성공시킨 요인임을 고백합니다.
고뇌 없는 성장이 가능할까요? 삶의 변화나 향상도 어렵습니다. 에머슨은
‘고뇌는 인생을 사는데 필요불가결한 유익한 존재’라고 말했어요. 고뇌 없이,
정성 없이 가식의 탈을 쓰면 불행한 사회인이 됩니다. 나이 50줄에 들면 슬슬
눈치보기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기량은 8인데 10인 척하며 일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해요.
부족한 면은 몸과 눈치로 아부로 메우면서 상사는 상사대로, 부하는 부하대로
나름의 가면을 씁니다. 살아남고자,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양보와 배려라는
명목아래 얼굴을 탈속에 감추지요. 거기에 익숙해지면 임시방편으로 쓴 탈이
내 얼굴로 굳어져 내가 아는 나와 남이 아는 내가 헷갈리게 됩니다.
말하지 않아도 회사는 나의 맨얼굴을 압니다. 빤히 알면서 “당신은 해낼 수
있다”고 부추기죠. 진짜 조직이 겁내는 사람은 탈을 벗고 덤비는 사람입니다.
스스로 변화를 위해 힘쓰는 사람이죠. 조로사회가 될수록 가면을 벗고 나답게
살 방법을 찾아야 해요. 슈바이처는 “난 인생을 보는 눈은 매우 허무적이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느냐 하는 점에서는 매우 의욕적“ 이라고 했습니다.
결점이 없는 사람은 계곡 없는 산과 같아요. 한가롭게 노는 구름은 비를 만들지
못합니다. 실패했다고 쫄지 말아요. 훗날에 그것이 성공의 디딤돌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성공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세상은 없으니까요.
개그맨 김병만은 결점을 인정하고 그 대신 온 정성을 다해 실패도 성공처럼 한
표본입니다. 그래야 세상은 아름답고 싸워볼 가치가 있는 곳이 되지 않을까요?
‘죽어갈지언정 패배하지 않는다’ 고 한 헤밍웨이(노인과 바다)처럼.
글 이관순(소설가) 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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