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빈둥지 증후군(50대 여성) ♣
참 바쁘게 살아왔지요 정말 힘들게도 지내 왔구요
아마도 정신없이 살았나봐요
근데 벌써 오십이 넘었다니 기가 찰 노릇 아닌가요?
박봉을 쪼개구 쪼개 안먹고 안입으며 알뜰살듯 모으며
이집 저집 구걸하듯 전세다니구 발을 동동 구르며 아이들 키우다 보니
파김치에다 머리엔 파뿌리까지 ....
그래요 요리조리 다칠세라 애지중지 길러노니
제잘난듯 짝을 찾아 하나 둘 떠나 버리고 이젠 빈둥지만 허전하게 남았나봐요
바람이 휭하니 부네요
아무리 따스해도 찬바람이 부는것이 가슴이 마음이 이리도 허허로울수가 없어요
나 자신에게 물어보고 싶어요
나는 누구이고 내 인생은 어디로 갔느냐고
못사는나라 잘사는나라 모두다 할결같이 오십이 넘으면 행복지수가 1위 라는데
우리나라 오십대는 우울증(빈둥지 증후군)이 1위라니
무엇이 잘못 되어도 한참 잘못된것이 아닌가요?
이걸 어찌하면 좋을까요?
문득 문정희 시인의 “ 공항에서 쓴 편지” 가 떠오르네요
“ 나 지금 안식년 휴가 떠나요/...
그날 우리 둘이 나란히 서서 기쁠때나 슬플때나 함께하겠다고 혼인서약을 한후 여기까지 용케 잘 왔어요/...
이제 내가 나에게 안식년을 줍니다
여보 일년만 나를 찾지말아 주세요 내가 나를 찾아가지고 올테니까요
“ 위대한 작곡가 일수록 쉼표의 힘을 알고 위대한 연설가 일수록 침묵의 힘을 안다 했어요
그래요 오십대의 연륜앞에선 잠시 쉬어간들 누가 나무라지 않아요
그에겐 편히 안식할수있는 권리와 업적이 있으니까요
오십대의 여성들이 꿈꾸는 행복이란 공항에서 그런 편지를 쓰는 세상이 아닐런지요?
날씨가 많이 춥네요 ... -
* 언제나 기쁨을주는 산적:조 동렬(일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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