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쉬지 않고 운동하면 중독…면역력 오히려 떨어져
새해를 맞아 의욕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다. 헬스장마다 러닝머신에서 뛰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아무리 건강에 좋은 운동이라도 과하면 몸에 독이 된다. 특히 건강을 위한 운동이 아닌 운동을 위한 운동, 즉 '운동중독'의 경우 몸에 심각한 해를 끼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운동중독을 명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다. 대부분의 중독이 그렇듯이 운동중독 역시 정확하게 어떤 상태라고 말하기 애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국민대 체육학과 이대택 교수는 "운동중독은 대뇌에서 결정하는 것으로 일반적인 중독처럼 계속 특정한 자극을 원하는 비정상적 반응을 보이는 상태"라며 "일반인들은 운동하다가 다치면 그만두거나 가끔 운동하기를 싫어하지만 운동중독에 걸린 사람들은 설령 다쳤더라도 아픈 것을 참으면서 계속 운동하고 이를 통해 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보통 운동을 하면 인체에서 엔돌핀과 도파민 등 신경전달물질이 환각성분을 분비해 기분을 좋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엔돌핀과 도파민 등은 짧고 강한 운동보다는 장시간 운동하다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더 많이 분비된다는 것이 현재 학계의 통설이다.
과한 것은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 있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 역시 과할 경우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단국대 생활체육학과 강신욱 교수는 "운동중독은 아마추어로 활동하면서 동호회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서 주로 나타난다"며 "새벽마라톤대회나 바다수영대회에 참가하는 사람들 중 운동중독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은 운동하다가 다치거나 아파도 그걸 치료하고 쉴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심하게 운동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강 교수는 "운동중독은 일부 마라톤이나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사람들이 잘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 조사해본 결과 운동중독증은 모험형·게임형·댄스형 할 것 없이 생활체육 전 종목에 걸쳐 고르게 분포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운동종목 다양화하고 적정량 유지해야
운동중독자들이 운동을 열심히 하는 이유는 '건강'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운동을 심하게 할 경우 오히려 면역력이 더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적당한 운동'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스포츠건강의학센터 진영수 교수는 "면역력에 대한 연구결과를 보면 중간 정도의 강도로 운동하면 운동하지 않은 사람들보다 감염성 질병에 걸리는 비율이 낮지만 최대능력의 80% 이상 강한 운동을 하면 면역력이 떨어져 오히려 병에 걸리기 쉽다"면서 "기존에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은 그 병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심한 운동을 한 직후부터 1~2시간 동안 혈액 속 면역세포의 숫자나 기능이 떨어지는 반면 면역기능을 낮추는 스트레스 호르몬이 증가된다. 보약도 지나치면 독이 되는 것처럼 운동도 지나치면 건강에 해롭다. 물론 적당한 운동은 인체의 면역기능을 높여준다. 주당 5일, 하루 40분씩 걷기운동을 한 노인들의 면역력은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일단 운동중독에 빠지지 않으려면 종목을 다양화해 하나의 종목과 유형에 몰두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 다음으로는 조절된 상황에서 적정 수준의 운동량을 유지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또 중독으로 향하는 단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고 여가활용의 수준에서만 운동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가벼운 운동이라도 규칙적으로 2∼3개월 계속하면 운동중독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아래 항목 중 6개 이상 해당된다면 운동중독을 의심해 보고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다.
- 다른 사람과 같이 운동하면 운동량이 줄어 화가 난다
- 나쁜 감정을 잊기 위해 운동한다
- 매일 일정량의 운동을 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 컨디션이 엉망이어도 운동은 꼭 해야 한다
- 지칠 때까지 운동한다
- 체중 감량을 위해 운동한다
- 섭취한 칼로리 소비를 위해 운동한다
- 운동한 양이나 시간을 칼로리로 환산한다
- 바빠서 하루라도 운동을 못하면 죄책감이 든다
- 운동하지 않은 날은 식사도 안한다
- 많이 먹으면 더 심하게 운동한다
- 운동을 줄이거나 안하는 것이 잘 안 된다
- 운동 때문에 가정생활이나 직장생활에 지장이 있다
- 운동량이 계속 늘지 않으면 마음이 불편하다
-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심하게 운동한다
(제공 : 연세에스병원)
< 헬스경향 이보람 기자 boram@k-health.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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