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

[스크랩] 나 어쩌다 여기까지 와 버렸네

한아름 (40대공주~~) 2010. 12. 9. 09:57

퐁당퐁당하늘여울퐁당퐁당하늘여울

 

-나 어쩌다 여기까지 와 버렸네-

 

                                        글 / 이정님

 

 

퐁당퐁당하늘여울

가끔 길을 잃고 싶은 때가 있지

낮익은 풍경이 실증나

길에서 비껴서고 싶던

때도 있었어.

 

간장을 녹이는 애절한 노래 피해

칭칭 감긴 운명의 사슬을 끊고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는

은밀한 곳에 웅크려 앉아

무심히 보낸

세월 한 가닥씩 헤아리며

 

태어날 적 고고하던 내 울음도

만저보고 기쁨속의 슬픔을 

슬픔속의 위안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구슬처럼

굴리다가 익명으로 지는시간

 

아! 네 시간도 내 시간도 아닌

다만 이렇게 지는 시간을

깨금발로 폴짝 뛰어 건너보며

자유롭고 싶었는데

 

나 어쩌다 여기까지 와 버렸네

평생 날 섬기느라 함께 늙은

내 그림자 데리고

더 갈곳 마땅치 않은 종점 가까이

허름한 소복 한 벌 걸치고

오고 말았네..!

퐁당퐁당 

 

출처 : 나 어쩌다 여기까지 와 버렸네
글쓴이 : 초원목장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