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12월의 기도 -목필균-
한아름 (40대공주~~)
2019. 12. 11. 11:54
마지막 달력을 벽에 겁니다
.
얼굴에 잔주름 늘어나고
흰 머리카락 더 많이 섞이고
마음도 많이 낡아져가며
무사히 여기까지 걸어왔습니다.
한 치 앞도 모른다는 세상살이
일 초의 건너뜀도 용서치않고
또박또박 품고 온 발자국의 무게
여기다 풀어 놓습니다.
제 얼굴에 책임질 줄 알아야 한다는
지천명으로 가는 마지막 한 달은
숨이 찹니다.
겨울 바람앞에도
붉은 입술 감추지 못하는 장미처럼
질기게도 허욕을 쫒는 어리석은 나를
묵묵히 지켜보아 주는 굵은 나무들에게
올해 마지막 반성문을 써 봅니다.
추종하는 신은 누구라고 이름짓지 않아도
어둠 타고 오는 아득한 별빛같이
날마다 몸을 바꾸는 달빛같이
때가 되면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겠다는
마음의 기도로
12월을 벽에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