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고통스러운 항암치료를 이겨냈고, 암에 걸리기 전보다
더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그의 강연을 기다리는 사람도 많아 이제는 ‘암을 이긴 의사’라는
수식어가 그를 따라다닌다.
현재 그는 암 극복에 도움을 준 ‘항암식품 알리기 전도사’가 됐다.
특히 항암효과가 있는 식품 중에서도 가지를 1등으로 꼽았다.
가지가 항암치료를 이겨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것.
홍 박사에게 암을 이기는 가지의 건강효과에 대해 들어봤다.

2001년 대장암·신장암 동시 진단받아
홍 박사의 아침 식사는 가지로 시작된다.
푹 찐 가지를 결대로 찢은 뒤 밥 위에 올려놓는다.
밥그릇에 절반은 밥으로, 절반은 가지로 채운다.
홍 박사는 “밥을 먹기 전에 밥 위에 올려진 가지부터 먼저 먹는다”고 말했다.
이런 생활습관은 그가 항암치료를 받을 때부터 시작됐다. 암에 걸리기 전에는
매일 늦은 밤까지 일하고 곱창집에서 고기와 소주를 많이 먹었다.
홍 박사는 “몇 년 동안 이렇게 무질서한 생활을 하다 보니
암에 걸린 것 같다”고 고백했다.
신기하게도 암에 걸리고 난 뒤부터 곱창은 쳐다보기도 싫었다.
평소에 좋아했던 짜고 기름기 있는 음식에는 손이 안 갔다.
게다가 다른 음식도 입맛에 맞지 않아 토해내기 일쑤였다.
그때 고향인 전주 지역의 토속 음식인 가지나물이 자꾸 떠올랐다.
다행히 암 환자의 입맛에도 잘 맞았다. 그때부터 그는 가지를 밥처럼 먹는다.
홍 박사가 가지를 ‘1등 항암식품’으로 여기는 이유는 보라색에 들어 있는
파이토케미컬 때문이다. 파이토케미컬은 채소와 과일의 색소에 들어 있는
식물 활성 영양소다. 홍 박사는 “가지의 보라색에는 안토시아닌,
레스베라트롤, 알칼로이드, 페톨화합물 등 암을 예방하는
파이토케미컬이 풍부하다”고 설명했다.
탄 음식에서 나오는 벤조피렌, 아플라톡신 같은 발암물질이 세포 속
DNA를 손상시키면 돌연변이 세포가 생긴다.
이때 파이토케미컬은 돌연변이 세포에 있는 악성 종양에 달라붙어
암세포의 성장을 차단하고 암세포를 스스로 죽게 만든다는 것.
홍 박사는 “가지의 항암효과는 브로콜리나 시금치보다 약 2배 정도 높다”고 말했다.
특히 가지는 소화기 계통의 암 억제에 효과적이다. 홍 박사는 “가지의 영양분이
장 내부에 초콜릿처럼 덕지덕지 쌓인 기름기를 씻어내 대장암·위암·후두암 등
소화기 계통 암 발생을 20~30% 정도 낮춰준다”고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부위로의 침범을 막아 전이의 위험성을 낮춘다.
가지를 가열해도 암 억제 효과는 그대로다.
홍 박사는 “가지는 가열한 뒤에도
80% 이상의 암 억제율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가지 항암 효과, 브로콜리·시금치의 2배”
세계적인 장수현으로 알려진 일본 오키나와 사람들도
보라색 고구마와 가지를 즐겨 먹는다.
먹는 방식도 다양하다. 홍 박사는 “일본 사람은 둥근 가지는
생채나 샐러드용으로 먹고,
긴 것은 주로 절임용으로 먹는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튀김용·불고기용·생채용 등으로 자주 먹는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가지 수출국이지만 가지 소비량은 일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
일본에서는 1인당 1년에 2㎏ 내외를 섭취하지만 우리나라는 100g 내외에 불과할 정도로 섭취량이 매우 낮다.
이 때문에 홍 박사는 다양한 가지 요리 알리기에도 한창이다.
홍 박사는 “가지는 기름을 잘 흡수하는 성질이 있어 식물성 기름이나
육류와 함께 먹으면 맛뿐 아니라 소화 흡수율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그는 조리 방법을 바꿔 가며 다양한 요리로 먹을 것을 권한다.
국내에서는 가지나물이나 가지 무침 등 밥과 함께 먹는 밑반찬으로
가지를 활용하지만, 서양에서는 스테이크·파스타·라자냐 등에
가지를 곁들여 먹는다.
홍 박사는 “스테이크나 떡갈비를 먹을 때 가지를 구워
함께 먹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
중국 요리처럼 각종 채소와 걸쭉한 소스를 곁들어
가지를 볶아 먹는 것도 권할 만하다. 가지로 김치를 담가 먹어도 좋다.
가지를 고를 때도 요령이 있다. 홍 박사는 “전체적으로 팽팽하고
윤기가 돌고, 꼭지의 단면이 싱싱한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선한 것은 꼭지에 있는 가시를 만지면 따끔하게 찌르는 느낌이 든다.